‘교실 내 몰래녹음’ 횡행 .. 특수교사들 교실이 두렵다
‘교실 내 몰래녹음’ 횡행 .. 특수교사들 교실이 두렵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4.03.26 15:2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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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가방 등에 녹음기 감추고 몰래녹음 .. 교사들 충격
한 특수학교 학생이 교사의 수업을 몰래 녹음하다 적발된 소형 녹음기.
한 특수학교 학생이 교사의 수업을 몰래 녹음하다 적발된 소형 녹음기. 사진 특수교사노조 제공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충청권 A 지역 특수학급, 지난 12일 B 교사는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 옷소매에 바느질로 꿰어진 소형 녹음기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손바닥 4분의 1만한 크기의 녹음기에는 자신의 수업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학부모는 자녀의 학교생활이 궁금해 녹음기를 넣어 학교에 보냈다고 하지만 몰래 녹음은 명백한 교권침해. B 교사는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구, 현재 진행 중이다.

수도권 C 지역 특수학교. 지난 23일 D 교사는 학생 가방 속에서 소형 녹음기를 찾아냈다. 그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의 학교생활이 모두 녹음된 것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학교의 동의 없는 수업 중 몰래 녹음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지만 웹툰 작가 주호민 재판에 회부 된 특수교사가 법원으로 선고유예 처분을 받은 사실이 떠올라 학교에 신고조차 못했다.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5법이 개정됐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몰래 녹음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장애아동을 가르치는 특수교육 분야에서는 주호민 사건에도 불구 심심치 않게 드러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특수교사노조에 신고된 건수만 무려 30여 건에 이른다고 한다.

특수교사노조는 26일 입장문을 통해 이러한 사례를 공개하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간 신뢰회복을 위한 대책마련을 교육당국에 요청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휴대전화나 스마트 워치 등의 도청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 학부모가 듣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경우 등 여러 지역의 교실 현장에서는 죄의식 없는 불법 녹음이 횡행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보호자들의 ‘장애 때문에 녹음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교실 내에서 문제가 될 수 있을 만한 부분을 발견할 때까지 녹음을 반복한 후,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짜깁기해 민원을 넣거나, 심지어 아동학대 신고 자료로까지 쓰는 것이 전혀 드문일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장의 특수교사들은 자비를 들여 녹음방지기를 구입하고 있으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특수교육 활동이 점점 더 두려워진다”고 전했다.

이들은 “특수교사는 단순히 특수교육 제공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학생과 함께 차별 및 편견에 맞서는 사람들”이라며 “몰래녹음이라는 불신 가득한 현장이 아니라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교육 현장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당국에 대해서는 특수교사와 학부모가 교육공동체로써 마음을 모을 수 있도록 특수교육 시스템을 하루속히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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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4-04-03 16:11:26
자업자득

내가바라는나 2024-03-26 19:01:47
일부 학부모들의 행동을 문제삼기에는
단순히 '일부가 전체일 수 없는'문제여서
그렇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중앙정부와 교육청의 특수교육에 대한
낮은 관심 비중으로 인한
초중등 대비 전반적인 인프라 부족,
심지어는 같은 교원집단 내에서도
비교과라며 오랫동안
부차적인 취급을 받았던
부분 등이 있기 때문이리라.

각자가 성찰할 부분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ㅇㅇ 2024-03-26 17:30:21
특수교사들 정말 절박합니다. 매일매일 가르치는 것이 너무나 두렵습니다...